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데뷔했다. 시초가 170달러, 마감가 168달러, 첫날 13% 급등
“AI는 이제 겨우 4~5살짜리 아이에 불과하다.” 최태원이 뉴욕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월가는 그 아이에게 40조원을 건넸다.
핵심 수치 11개
- S&P500 +0.42% → 7,575.39 — 사상 최고치 바로 눈앞
- 나스닥 +0.29% → 26,281.61, 다우 +0.29% → 52,637.01
- S&P500·나스닥 2주 연속 상승 — 주간 기준 각각 약 +1% 이상
- 엔비디아 +4%, 메타 +6% — AI 대표주 이날 랠리 견인
- SK하이닉스 ADR 공모가 149달러 → 시초가 170달러(+14%) → 마감가 168.01달러(+12.76%)
- 장중 고가 177달러 터치 — 첫날 거래량 1억600만 ADR 돌파
- 이번 상장 규모 265억 달러(약 40조원) — 외국 기업 미국 상장 역대 최대
- 청약 경쟁률 7배 이상 — 베일리기포드, 코튜매니지먼트 등 핵심 투자자 참여
- 마이크론 올해 누적 상승률 +200% 이상, 램리서치·마벨·인텔 모두 2배 이상 상승
- 가벨리펀드: “메모리 시장 수급 최소 2028년까지 타이트”
- 트럼프 이란 강경 발언에도 시장 반응 제한적 — 지정학 민감도 크게 낮아짐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세계 최초의 IPO를 했을 때, 목표는 하나였다. 더 많은 사람에게서 더 많은 자금을 끌어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 424년이 흐른 지금,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상장됐다. 외국 기업으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265억 달러. 청약 경쟁률 7배. 시초가는 공모가 149달러보다 14% 높은 170달러에서 형성됐고, 마감은 168.01달러로 첫날 12.76%가 올랐다.
이날 행사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는 뉴욕 423m 높이의 빌딩에 초대형 태극기가 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CNBC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AI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이렇게 표현했다. “AI는 이제 겨우 네다섯 살 된 아이에 불과하다. AGI(범용인공지능)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그 과정에서 메모리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4~5살이라는 비유가 정확하다. AI가 이제 막 걷기 시작한 단계라는 것이다. 걸음마를 떼는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소비하는지 상상해보면, 메모리 수요의 미래가 그려진다.

시장이 이 상장에 베팅한 이유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전략가가 이날 의미있는 분석을 내놨다. “첫 거래일 거래량이 유통 ADR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는 점은 장기 투자자뿐 아니라 단기 거래도 활발했다는 의미다.” 절반이 하루에 돌아갔다는 건 수요가 그만큼 강했다는 뜻이다.
베일리기포드, 코튜매니지먼트,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파트너스가 핵심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이름들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베일리기포드는 아마존이 당연히 실패할 것 같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들고 있었던 펀드다. 장기적 관점에서 구조적 성장을 보는 곳들이 SK하이닉스에 들어온 것이다.
가벨리펀드의 류타 마키노 애널리스트의 말이 이 베팅의 근거를 요약한다. “메모리 시장의 수급은 최소 2028년까지 매우 타이트한 상태가 이어질 것이다.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신중하게 확대하고 있어 단기간 공급 과잉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는 AI가 메모리 산업을 경기순환 산업에서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 다른 목소리도 있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디저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 관련 수요가 약해지는 것이 현재 메모리 호황을 끝낼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고 경고했다. 반도체 주가 급락이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요가 구조적인지, 아니면 과잉 투자의 반영인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아직 갈린다.

트럼프가 다시 이란에 강경 발언을 했다. 그래도 시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발언을 했다. 유가가 장중 한때 상승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어서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자 유가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증시는 오히려 상승폭을 유지하며 마감했다.
벨웨더웰스의 클라크 벨린 CIO의 분석이 이 현상을 설명한다. “이번 주 이란 긴장이 다시 고조됐음에도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기업 실적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시장의 면역력이 생겼다. 중동 뉴스가 나와도 반응이 줄어들었다. 이건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낙관적으로 보면, 시장이 중동 리스크를 소화하고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계하는 시각에서 보면, 시장이 리스크를 무시하는 탐욕의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존 템플턴이 말했다. “강세장은 낙관론 속에서 성숙하고, 행복감 속에서 죽는다.” 지금 시장이 낙관론과 행복감 사이 어디쯤 서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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