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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2일

엔비디아가 133조원을 벌었다. 13개 분기 연속 최대 기록이다. 그런데 젠슨 황은 “공급이 부족해서 70%밖에 못 큰다”고 했다

100% 성장할 수 있는데 70%만 하겠다는 회사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지금 엔비디아가 그 회사다.


핵심 수치 11개

  • 엔비디아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 962억2,000만 달러(약 133조3,600억원) — 전년 대비 +106%, 시장 예상치(922.7억 달러) 상회, 13개 분기 연속 최대 신기록
  • 조정 EPS 2.22달러 — 시장 예상치 2.10달러 상회
  • 순이익 596억9,000만 달러(82조7,017억원) — 전년 264.2억 달러 대비 +126%
  • 데이터센터 매출 890억 달러 — AI 클라우드·산업용 403억 달러, 하이퍼스케일러 487억 달러
  • 아마존, 향후 2년 내 엔비디아 GPU 200만 개 구매 발표
  • 3분기(8~10월) 매출 가이던스 1,080억 달러 — 시장 예상치(1,041.9억 달러) 상회
  • 2028회계연도 매출 +70% 이상 성장 전망 — 메모리 공급 부족에도 불구
  • 공급업체 향후 지출 약정액 2,790억 달러(약 387조원) —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급증
  • 영업이익률 전망 73.5~74.5% — 시장 예상치 소폭 하회
  • 젠슨 황: “수요 기준 100% 성장 가능하나 공급 제한으로 70% 전망
  • 시간외 주가 +4%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지금 그 문장을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매출 962억 달러. 전년 대비 106% 늘었다. 13개 분기 연속 최대 기록이라는 건, 3년 넘게 매 분기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뜻이다. 이런 지속성은 기업 역사에서 극히 드물다.

그런데 이 실적 발표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숫자가 아니라 젠슨 황의 발언이었다. “AI는 지금 변곡점에 도달했으며, 이제 유용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수요에 따르면 성장률이 100%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 제한으로 인해 70%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문장을 다시 읽어보자. 100%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못 한다. 왜? 팔 물건이 부족해서다. 보통 기업의 성장을 제한하는 건 수요 부족이다. 엔비디아의 성장을 제한하는 건 반대로 공급이다. 이건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문제이고, 완전히 다른 종류의 기회다.


아마존의 200만 개 GPU 주문 — 순환 금융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하다

이날 가장 주목할 뉴스 중 하나는 아마존이 향후 2년 내 엔비디아 GPU 200만 개를 구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아마존은 이미 자체 AI 칩(트레이니엄, 인퍼렌시아)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그런 회사가 대규모로 엔비디아 GPU를 추가 주문한다는 건 자체 칩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발표는 최근 시장에서 확산된 ‘순환 금융’ 우려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이기도 하다. 엔비디아가 오픈AI 등에 투자하고 그 자금이 다시 엔비디아 매출로 돌아오는 구조에 대한 의심이 있었다. 그런데 아마존은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를 받은 회사가 아니다. 독립적인 하이퍼스케일러가 순수하게 자기 돈으로 200만 개를 사겠다는 것이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도 이 우려를 정면으로 다뤘다. “엔비디아의 투자는 해당 기업들에 대한 높은 수요 및 엔비디아에 주는 사업 기회, 투자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매우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위험도 제한적이라고 본다.” 시장의 의심에 CFO가 직접 답변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이 우려가 얼마나 시장에 퍼져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토큰이 매출이 되는 시대 — 절반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젠슨 황의 또 다른 발언이 중요하다. “토큰은 생산적이고 수익성이 높으며, 이제는 연산이 곧 매출이 됐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인프라 확충을 주도하는 AI 연구소는 하나뿐이었으나 지금은 새로운 연구소와 스타트업이 쏟아져나오는 황금기를 맞았다.”

여기서 그가 강조한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하이퍼스케일러만 보고 있지만, 그건 전체 수요의 절반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인 기업과 정부용 AI 시장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 발언은 시장이 지금까지 AI 수요를 얼마나 좁게 봐왔는지를 지적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캐펙스만 추적하며 AI 붐의 지속가능성을 논해왔는데, 젠슨 황은 그게 전체 그림의 절반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 주도 AI 인프라 투자와 일반 기업의 AI 도입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절반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는 아직 시장이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영역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패턴이 있었다. 1990년대 인터넷 초기, 시스코시스템즈의 네트워크 장비 수요는 초기에 통신사와 대기업에 국한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소기업과 개인 사용자로까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시스코의 성장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지금 엔비디아가 말하는 ‘기업과 정부’라는 절반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지가 다음 몇 년의 관전 포인트다.


387조원의 약정 — 내년 가격 인상의 전조

엔비디아가 공급업체에 지출하기로 한 약정액이 2,790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건 메모리와 부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다. 엔비디아는 내년 가격 인상도 예고했다.

메모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먼저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공급사에도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진다. 동시에 이 비용 부담이 영업이익률에 미세하게 반영됐다. 영업이익률 전망이 73.5~74.5%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돈 이유가 여기 있다. 워런 버핏이 말했듯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금 미래의 공급 안정성이라는 가치를 얻기 위해 오늘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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