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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0일

유가가 장중 8% 폭등했다. 그래도 S&P500은 8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란이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호르무즈 봉쇄를 위협했다. 시장은 그 공포를 삼키고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 장세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핵심 수치 7개

  • 다우 +0.09%, S&P500 +0.26%, 나스닥 +0.42% —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 S&P500 8거래일 연속 상승 — 2025년 5월 이후 최장 랠리
  • 국제유가 장중 한때 +8% 급등 — 이란 협상 중단 선언·호르무즈 봉쇄 위협
  • 장 후반 트럼프 “협상 빠르게 진행 중” 발언에 유가 상승폭 축소
  • 미국 5월 ISM 제조업 PMI 54.0 — 시장 예상치 상회, 제조업 회복 신호
  • 엔비디아, 컴퓨텍스에서 AI PC용 ‘RTX 스파크 슈퍼칩’ 공개 — AI 활용 영역 데이터센터 → 개인용 PC로 확대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1% 이상 상승 — 마이크론 동반 강세

이란이 미국과의 메시지 교환 중단을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가는 장중 한때 8% 넘게 치솟았다. 뉴스만 보면 패닉 셀링이 나와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S&P500은 올랐다. 8거래일 연속이다.

이 역설을 이해하는 데 역사적 사례가 하나 있다. 1991년 걸프전이 시작됐을 때, 첫날 원유 선물은 30% 이상 폭락했다. 그리고 미국 증시는 그날 급등했다. 전쟁 개시 공포가 제거되자 불확실성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이미 가격에 넣어두고 있었다. 지금도 같은 구조다. 이란의 협상 중단 선언은 시장이 이미 예상하던 시나리오 중 하나였다. 그리고 트럼프가 장 후반에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는 순간 유가의 상승폭이 꺾였다.

시장은 공포보다 기대를 먼저 산다.

이날 시장을 실제로 이끈 건 엔비디아였다.

젠슨 황은 대만 컴퓨텍스에서 ‘RTX 스파크 슈퍼칩’을 공개했다. AI가 데이터센터 안에서만 작동하는 시대가 끝났다는 선언이었다. 이제 개인용 PC에서도 AI 추론이 돌아간다.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아도, 인터넷이 없어도, 내 노트북 안에서 AI가 작동한다. 이건 단순한 신제품 발표가 아니다. AI의 보급 경로가 기업에서 개인으로 확장되는 구조적 전환점이다.

피터 드러커는 이런 말을 남겼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확히 이것이다. 데이터센터라는 시장을 만들었고, 이제 AI PC라는 새 시장을 선언했다. 시장은 그 선언에 베팅했다. 반도체 지수가 1% 넘게 올랐고 마이크론도 함께 강세를 보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젠슨 황은 이날 현대차와 로보택시 상용화 협업도 발표했다. 피지컬 AI의 실전 배치를 선언한 것이다. AI가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서버에서 자동차로, 사무실에서 도로 위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ISM 제조업 PMI가 54.0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제조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시장은 이 숫자보다 젠슨 황의 무대와 트럼프의 협상 발언에 더 크게 반응했다. 경제지표보다 서사(narrative)가 시장을 이끄는 국면이다.

찰리 멍거는 생전에 이런 말을 했다. “고통스러운 시장 변동성을 견디지 못하면 주식 투자를 통한 평균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장중 유가 8% 급등이라는 공포 속에서 팔지 않은 사람들이 오늘 사상 최고치를 함께 누렸다. 공포를 견디는 게 전략이고, 그 전략의 도구가 매뉴얼이다.

나스닥 -3%는 아직 켜지지 않았다. 이란의 협상 중단 선언도, 유가 8% 급등도 매뉴얼을 건드리지 않았다. 시장이 공포를 소화하고 스스로 최고치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지금 이 흐름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 매뉴얼은 오늘도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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